오징어게임 시즌2, 7부작을 이틀에 거쳐 모두 보았습니다. 제일 중요한 질문, '그래서 재미있나요, 재미없나요?' 해외에서는 '혹평'이라는 기사가 많이 보이는데, 개인적으로는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오징어게임 시즌1이 역대급 완성도였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오겜 시즌2가 아쉬울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재미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거 같네요.
오징어게임 시즌2는, 전작과는 다른 양상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려고 노력한 느낌이 들었습니다(황동혁 감독님의 노력이 느껴지는).
지금부터, 오겜 시즌2의 매력과 아쉬운 점 등에 대하여, 지극히 개인적인 리뷰를 해보겠습니다. 오징어게임2 스포가 포함되어 있으니, 아직 못 보신 분들이라면 절대 스크롤을 내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목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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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2 초반에는, 성기훈(이정재 님)이 딱지남(공유)를 추적하는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여기서 압도적인 장면 두 가지가 기억에 남습니다.
하나는, 딱지남(공유)이 탑골공원 노숙자들에게 빵과 복권을 선택하게 하는 장면과 성기훈(이정재)과 러시안 룰렛 게임을 하는 장면입니다.
먼저, 빵과 복권 선택 장면입니다. 딱지남은 미소를 띄며 젠틀함을 잃지 않으며, 노숙자들에게 빵과 복권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합니다. 노숙자들 대부분은 복권을 선택합니다.
엄청나게 많이 남은 빵. 여기서 딱지남은 정말 충격적인 행동을 하게됩니다. 미친듯이 빵을 밟는 거죠. 그 광기 어린 모습은, 좀 전의 젠틀함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도깨비 김신' 이미지는 남아있지 않습니다.
다음은, 성기훈(이정재)과 러시안 룰렛 게임하는 장면입니다. 여섯개 총알을 넣을 수 있는 권총에, 하나의 총알을 넣은 뒤, 탄창을 돌립니다. 그리고 성기훈과 딱지남이 연속해서 번갈아가며 자신의 머리에 방아쇠를 당기게 됩니다.
'Time to say goodbye' 노랫소리와 함께 게임은 시작됩니다. 이때, 딱지남의 광기 어린 표정으로 방아쇠를 당기는 장면은, 가히 충격적입니다. 이제껏 볼 수 없었던 공유 배우의 얼굴을 보게 됩니다.
오징어게임2 명장면 세 가지가 있는데, 그중 두 가지가 위에서 말씀드린 것입니다. 다시말하면, 위 두 장면 이후에는 기억에 남는 명장면이 거의 없습니다. 시즌1에서의 게임 틀 안에서 여러 변주곡을 시도하고 있지만, 다소 진부하고 예상가능하기에 임팩트가 없습니다. 시즌1의 데스게임 자체의 스릴을 기대하셨다면 아쉬움이 크실 겁니다.
오징어게임2에서는, 한국 유명 배우들이 총 출동합니다. 임시완, 강하늘, 양동근, 이진욱, 박성훈, 채국희, 최승현(빅뱅 탑) 등 초호화 캐스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 없다'는 속담이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요, 위 배우들이 맡은 캐릭터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느낌입니다. 캐릭터 자체가 평면적이라는 한계와 더불어, 이야기 전개에 있어 이 캐릭터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설득력이 약하다는 게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거의 화면에 나오지 않는 경석(이진욱 배우), 굳이 트랜스젠더가 필요했었나 라는 생각이 드는 현주(박성훈 배우), 뜬금없는 래퍼 타노스(최승현 배우)와 무당 선녀(채국희 배우) 등 이야기 흐름에 있어 캐릭터가 잘 녹아들지 못하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설상가상으로, 꽤 많은 캐릭터들의 개인 서사까지 풀어내야 하니, 오징어게임2가 다소 루즈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시즌1에서의 조상우(박해수 배우), 오일남(오영수 배우), 장덕수(허성태 배우), 한미녀(김주령 배우), 알리(아누팜 배우), 새벽(장호연 배우)의 임팩트는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위 캐릭터들이 시즌1에서 모두 사망하였다는 사실이 슬프네요. 다시 부활할 수도 없고.
오징어게임2에서는, 총 세 가지 데스게임을 보여줍니다(아마, 나머지 다른 게임들은 시즌3에서 보여줄 듯 하네요). 첫 번째 게임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입니다. 동작을 감지하는 "영희"가 재등장하는데, 언제봐도 무시무시합니다.
두 번째 게임은, 초등학교 운동회를 연상시키는 "5인 육각"입니다. 5명이 발을 묶어 함께 움직이며 제한 시간 내에 도착해야 생존합니다. 개인별 미션(딱지치기, 비석치기, 공기놀이, 팽이돌리기, 제기차기)이 있어, 개인 역량의 리스크를 팀 전체가 부담하는 방식입니다.
세번째 게임은, '둥글게 둥글게 죽음의 짝짓기'입니다. "둥글게 둥글게 짝, 둥글게 둥글게 짝"노래가 나오면서, "2명! 또는 4명!" 소리와 함께 수에 맞는 짝을 지어 방으로 들어가야 생존합니다. 레크레이션 단골 게임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오징어게임2에서는 위 데스게임 보다도 더 비중있게 다루고 있는 게임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본 게임이 끝날 때마다 진행되는 '게임 중단 투표'입니다. 게임과 게임 사이에 있는 '게임 중단 투표'가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시즌1과 차별화시키는 변곡점이 됩니다.
시즌1에서는 데스게임에서의 서스펜스에 집중했다면, 오징어게임 시즌2는 '게임 중단 투표'를 통해 돈 앞에 무뎌지는, 비이성적인 인간의 모습을 심리 게임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본 게임에서 옆에 사람이 사망하는 것을 직접 보면서도, '나만 아니면 돼, 이 게임만 넘어가면 몇 억 가지고 나갈 수 있어'라는 생각으로 게임을 진행하자(O)에 투표합니다.
100억 채무가 있는 임정대(송영창 배우)를 중심으로, "한 판 더! 한 판 더!"라고 외치는 장면은 정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시즌2 1부에서 보여주었던 "빵과 복권"에서, 노숙자들이 빵이 아니라 복권을 선택하는 장면과 맞닿아 있습니다.
이처럼, 게임중단투표는 본 게임은 아니지만, 본 게임을 넘어서는 메인 플롯으로 시즌2에서 자리잡고 있지요.
그러나 투표 과정이 지루하고, 특별한 서스펜스를 부여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어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오겜2 세 번째 명장면이 나옵니다. 바로, 오영일(001)의 등장이지요. '4.'항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에서는 특별한 숫자가 있습니다. 성기훈의 456번과 오일남(오영수 배우)의 001번이지요. 시즌2 역시 위 두 번호에 특별한 의미가 부여됩니다.
데스게임을 막기위해 참여한 성기훈. 그에게 또다시 456번이 부여됩니다. 그러면 시즌2에서, 001번을 부여받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001번의 등장은 굉장히 놀랍고 다소 충격적입니다. '3.'항에서 말씀드린, 게임 중단 투표에서 극적으로 등장하지요. 게임 진행 여부에 대한 투표에서, 찬성과 반대 숫자가 동일해졌습니다. 번호 역순으로 투표가 진행되었는데, 마지막 투표권자 001번의 손에 운명이 달려있게 됩니다.
001번은 찬성(O)투표를 하게 되고 게임은 계속 진행됩니다. 그리고, 001번이 누구인지 밝혀지게 되는데, 놀랍게도 프론트맨 황인호(이병헌 배우)가 바로 001번이었습니다! 이병헌 배우의 등장씬은 넷플릭스 오징어게임2의 (개인적인) 마지막 명장면입니다.
다만, 시즌1에서는, 시청자들이 001번 오일남의 정체를 몰랐던 것과는 달리, 이제 우리는 001번의 정체를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게임에 참가한 프론트맨이 어떻게 이 게임에 관여하는지가 시즌2에 포인트 입니다.
그러나 프론트맨의 게임 속 역할은 아쉽습니다. 그의 정체를 알기에, 나중에 어떻게 반전을 만들어 나갈지 예상이 됩니다.
또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프론트맨은 성기훈과 한 팀이 되어 게임을 참여하는데, 성기훈이 001번 참가자를 아무 의심 없이 대한다는 것입니다.
오일남 사례를 이미 알고 있는 성기훈 입장에서는, 게임 속 마피아일지도 모르는 001번의 의미를 모른다는 것은 선뜻 이해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프론트맨은 자신의 이름을 "오영일"로 소개했는데, 번호 "001"을 따온 이름이라, 성기훈 입장에서는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을 텐데 말이죠.
오징어게임2 결말, 정점으로 가고 있습니다. 게임 참가자에 지나지 않았던 성기훈, 이제 그는 게임 주최자들에 대한 반격을 시도합니다. 판을 뒤흔드는 것이죠.
가면을 쓰고 있는 진행요원의 총기를 탈취하고, 성기훈 무리 Vs 주최자의 대결이 시작됩니다. 다만, 여기서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의문을 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성기훈이 주최자들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건 그렇다고 하더라도, 반란에 동참한 참가자들에게 자신의 목숨까지 걸면서 반란을 도모할 동기가 있는가? 탈취한 총기 수, 병력 규모 등에서 승산이 없는 싸움인데, 여기에 참가한다고?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이 주최 측에 대하여, 반감을 가지게 되는 사건을 넣어서 설득력 있게 풀어냈으면 좋았을텐데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애꿎은 성기훈 친구 정배(이서환 배우)가 하늘나라로 가버렸네요. 생활연기 달인 정배를 볼 수 없어서 괜히 또 아쉽습니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2는, 엄밀히 말하면 시즌3로 가기 위한 중간 단계 이야기에 불과합니다. 왜냐하면 서사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정확히 말하면, 오징어게임 시즌2 파트1으로 분류하는 게 타당하지 않나라는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오겜2는 <성기훈이 참가한 데스게임 스토리>를 중심으로, 게임 밖에서는 <경찰 준호(위하준 배우)의 잠입조 이야기> 그리고 진행 요원 마스크맨 중 한 명인 <노을(박규영 배우)의 서브 이야기>가 병렬적으로 진행됩니다.
아쉽게도, 시즌2에서는 위 세가지 이야기가 한 곳에 만나지 않습니다. 아마 시즌3에서 특정 시점에 한 곳에 만나 극적인 요소를 줄 것으로 보입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많은 오징어게임2.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재밌고 대단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신파적인 장면이 많아서 다소 지루한 부분도 있었지만, 여전히 흡입력 있는 작품입니다. 오징어게임 시즌3를 기다리며, 솔직한 개인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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